에피소드의 제목처럼...조직에서 내게 준 해외근무의 기회는... 내 삶의 가치관을 바꾸어 버렸다... 물론, 앞선 에피소드에서 언급한 것처럼 새로운 환경에서의 새로운 도전이었지만...지금까지 내가 살아오고 생각하고 행동하던 것들을 근본에서부터 다시 생각하게 하는 증요한(?)기회를 나에게 주었다. 첫째는, 가족과의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된 점이다... 갑자기 온 터라 아들이 다닐 국제학교를 알아봐야 했고...생각보다 쉽지는 않았다. 한국사람들 교육열이 얼마나 극성인지...그 당시 국내언론에서는 국제학교 보내려고...아이를 아프리카까지 보내는 부모가 있을 정도라고 했다. 이곳 말레이지아는 아이들 교육에는 최적의 장소로 이미 입소문이 난 곳이다. 온건한 이슬람국가라...필리핀처럼 타락한 환경도 아니고...치안도..
"Kim, 해외근무 해보겠어?" 미국대표임원이 나에게 물어보셨다... 나중에 들어보니...미국은행이 한국계은행 인수하면서...쓸만한(?) 사람을 선별하여 해외파견근무 기회를 주고 있었고...내가 그 첫 대상자였다. 파격적인 부분이라...많은 분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하였다. 그도 그럴것이...해외근무를 위해서는 업무도 잘해야 하지만...우선 영어가 가능해야하고...그래서 보통은 싱가폴 지역본부의 인사담당자와 현지인터뷰나 전화인터뷰를 해서 통과되야만 한다. 나는 그 모든 과정을 생략하고...바로 해외근무를 보내주겠다는 것이다. 1년반 동안...가족과 함께...주거비용과 아이 학자금까지 별도로 지원해준다... "기회만 주신다면...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파견지역은...나는 호주를 원했지만...싱가폴 ..
"어? 김부장...분명히 인사부 올라갈 때는...승진자 명단에 있었는데...없네???" 외국은행 리스크임원이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쳤을 때에 내게 한 얘기이다... 양조직의 합병이...일단은 되었지만...인사나 급여나 승진은 여전히 구소속으로 운영될 수 밖에 없었는데... 나는 부서장급에서는 외국은행 쪽에서 일하고 있었지만, 국내은행 쪽의 급여나 승진구조의 속박(?)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었다. 미국임원과 일하면서...느끼는 것이... 우리끼리 중요했던 것들이...중요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내가 서울대 출신인데...그러면 모하나?? 지방대 출신이라도 영어를 잘하고 업무 잘하면...그쪽으로 손들어준다. 내가 나이나 경력이 많은데...그러면 뭐하나?? 신입이라도 기발한 아이디어에 반짝이면...그쪽으로 손들어준다...
합병의 공간속에서...나는 내게 부여된 임무에 최선을 다했다. 통합은행 개인금융부장의 책무...양조직의 이질적인 개인금융부문을 화학적으로 통합시키고...규정도 통일하고...상품도 통일하고...전산도 통일시키고...마케팅도 동일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나의 책무에 최선을 다했다. 그것이 조직을 위한 길이고...나는 그렇게 그길을 갔을 뿐인데... 사실...그래서...통합의 공간속에서도 기업금융부문이나...신용카드부문은...서로의 문화적 차이로 삐꺽소리도 나오고...반목하고...다투고...등등이 있었지만...개인금융부문은 그렇지 않았다. 가장 성공적으로 최단시일에...일사분란하게...셋팅이 끝났던 것이다. 그래서...오히려 공격적인 소매금융 마케팅마저도 할 여력이 생기기도 했다. 그런데...내겐 정무적인..
"이 상무님좀 뵈러왔습니다." 이 상무님은 앉으라고 권한 뒤에..."주변사람들이 개인금융 전문가라고 추천하기에 어떤 분인지 한번 보고 싶어서 오라고 했다"며... 이것저것 물어보셨다... 그리고는...합병은행의 개인금융부장으로서 본인이 총괄하는 개인금융부문에서 일해보지 않겠냐고...하신다... 이게 뭐지??? 내 경험상 이해되지 않는 것들이다. 필요하면 인사발령 내면되지.... 그런데...그러면 지금 개인금융부장님은??? 합병하면 다른 부장님들은??? 결국, 외국은행에 합병당하는 우리입장에서는 필요한 사람은 사용되고...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다른자리로 배치하는 모양새이다. 결국 조직구성과 사람배치를 새로이 꾸미고 있는 것이다. 좋다고 말씀드리고...테스크포스로 돌아왔다. 며칠뒤에 행내 게시판을 통해.....
비상대기 하라는 부장님의 지시는...부서장을 제외한 거의 전직원들이...은행파업에 동참하고 있어서...나를 포함하여 출장에서 돌아온 직원들이... 혹여 그 파업속으로 참여할까봐 내려온 지시사항이었다. 일요일이지만...별관으로 출근했고...파업에 대비한 월요일 비상근무체계를 점검들 하고 있었다. 그러나...직원들이 없었기에...어차피 정상적인 영업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태였다. 나는 테스크포스에 참여되어 있던 관계로...영업과 관련되어...특별히 대책을 강구할 입장에 있지는 않았다...하지만, 개인금융부에서는 개인금융부장을 제외한 거의 전직원이 파업에 들어간 상태라...내가 비록 그 부서직원은 아니었지만...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았고...그 부서로 도움을 주러 가야할 상황이었다. 노동조합의 주장은...합병..
미국은행과 합병이 공식발표된 후...테스크포스 팀원들은 그 동안 진행해온...BIS개정 준비활동을 어떻게 해야할지...고민에 빠졌다. 그냥 존재하는 은행의 경우에...어떻게 적용되는가도 문제인데...합병을 하게되면....상황이 좀 더 복잡해지고..더 큰 문제는 어느 쪽이 leading하는지도 중요했기 때문이다. 팀원들은 미국 뉴욕에 있는 본사와 수차례 call conference 도 가졌고...아시아지역본부의 해당본부와도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call conference도 가졌다. 이 과정에서 당연히 모든 것이 영어로 진행되었고...통역사가 배석하기는 하였으나...전문영어인 은행 영어를 정확히 통역하는 사람은 드물었기 때문에...애로사항은 있었다. 그래도...3개월가량 은행영어에 흠뻑(?) 빠져든 덕..
개인리스크부에서 조용히 자숙(?)의 시간을 가지고 있을 때에...또 다시 테스크포스가 구성되면서...나를 차출한다는 연락을 받았다...이번 테스크포스건은...사실 내가 자청한 부분이 있었다. IMF 때에 시중은행들의 목숨을 좌우했던 "BIS비율 8%"...그 당시 은행원들이라면 정확히 머릿속에 저 단어가 박혀있을 것이다. 그만큼 강력한 기준 이었다. 이 기준을 못 맞춘 은행들은 전부 문을 닫았다.... 그런데...이번에 BIS비율 산정기준이 바뀐다는 것이고...그러니 은행들이 화들짝 놀랄만 했다...문제는 김독원에서도 아직 정확한 기준을 모르고 있고...국제적으로도 확정안이 아직 나온 것은 아니고 유럽계은행들과 일부 테스트중인 상태였다...물론 개략적인 초안은 나와 있었다. 그러니 은행장 직속으로 이 중..
내가 은행원으로 직장생활을 처음 시작한 것이 28살 부터니...지금 생각해보면 굉장히 어린 나이다. 자존심도 강하고 나름 고집도 있었다. 그런데 하필(?) 신입직원시절... 근무했던 지점에서 만났던 고참행원들이...자존심 강하고 의리있는 분들이었다. 외환계 고참주임님이 담당대리에게...지적을 받았던 모양이다...그런데 지적사항이란 것이 서류파일 겉에 업체명만 적지말고...그 서류의 개요...예를들면 금액이란든지...만기라든지...등등 좀 자세히 적으라고 한 모양이다. 업체수가 많기는 하지만...할 수 있는 얘기이고...그렇게 하면 되는 일이다... 문제는, 그 대리님이 너무 다정(?)하셔서...30분간 잔소리하고....전화오니까 전화 30분 받고나서...다시 그 고참주임님 불러서 30분간 똑같은 소리로 ..
우연히 근처 우체국을 갔다가...생각나는 이야기가 있어서 기억을 더듬어 본다. 이제는 15년 이상된 오래전 이야기이니...우체국이라든지 농협이라든지 실명을 밝혀도 관계없을 듯 하다. 우체국은 정보통신부 산하의 기관이다. 그곳 직원들은 공무원인 셈이다. 물론 계약직들도 있겠지만...그래서 정보통신부 직원들은 나이들어...지역 우체국으로 발령받아 근무를 하는 경우도 많이 있는 모양이다. 내가 개인금융부에 있던 시절...우체국에서 은행측에 제안을 하나 했다. 우체국에서 개인대출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IMF시절에...은행들 조차 문을 닫는 상황에 직면해서는 우체국들이 많은 국민들의 선호대상인 적이 있었다. 정부기관이니까...망하지는 않을테니...안심하고 예금을 우체국에 맡기려 했던적이 있었다. 그런데...우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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