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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16 정쟁의 소용돌이에 빠지다...

토토의 티스토리 2016. 11. 22. 06:34

 

 

합병의 공간속에서...나는 내게 부여된 임무에 최선을 다했다. 통합은행 개인금융부장의 책무...양조직의 이질적인 개인금융부문을 화학적으로 통합시키고...규정도 통일하고...상품도 통일하고...전산도 통일시키고...마케팅도 동일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나의 책무에 최선을 다했다.

 

그것이 조직을 위한 길이고...나는 그렇게 그길을 갔을 뿐인데...

 

사실...그래서...통합의 공간속에서도 기업금융부문이나...신용카드부문은...서로의 문화적 차이로 삐꺽소리도 나오고...반목하고...다투고...등등이 있었지만...개인금융부문은 그렇지 않았다.

 

가장 성공적으로 최단시일에...일사분란하게...셋팅이 끝났던 것이다. 그래서...오히려 공격적인 소매금융 마케팅마저도 할 여력이 생기기도 했다.

 

그런데...내겐 정무적인 감각이 부족했다....

 

조직을 위한 길....

 

누구의 조직이냐를 가지고...국내은행장과 외국은행장과의 힘겨루기가 있었고...통합은행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물밑경쟁도 치열했다. 외국은행이다 보니...한국 뿐만아니라...미국까지도 개입이 되는 국제전쟁이었다.

 

지나고보니...

 

나는 외국은행의 편에 서있는 변절자 같은 모양새였고...내가 통합을 위해 열심히 일할수록...외국은행장을 위한 일을 하는 꼴이었다. 내주변에 부서장 레벨에서 남아있는 국내은행출신이 거의 없었다...

 

그때...외국은행의 모기지금리 운영기준문제가 불거졌고...금감원과 노동조합의 공격이 시작되었다...국내은행장은 영리(?)하게도 이 두가지를 잘 활용하여 외국은행장을 압박하였다.

 

효과는 매우컸다.

 

각각의 입장에서는 할일을 했을테지만...감독원은 부당운영을 바로잡고...노동조합은 국내은행 조합원의 이익을 대변하는 일을 하고...그 과실은 국내은행장에게 돌아가고 있었다.

 

외국은행장이 기대는 곳은 국내 유명로펌 K였고...그 대책회의에 나도 참여를 했다. 국내은행 출신으로는 유일한 참석자 였으니...내가 변절자처럼 비춰진 것은 맞는 모양이다.

 

감독원은 국내은행장에게는 홈그라운드였다...서울대까지 나온 분이었으니...외국은행장이 될리 없었다. 회의석상에서 외국은행장이 투덜거리기를...국내은행장과 함께 감독원을 방문했는데...회의끝나고 감독원국장하고 국내은행장하고 뭐라고 담소나누는데...정작본인은 한국어를 몰라서 욕하는지 어쩌는지 답답하고...등등

 

그 회의석상에서 조차도 내가 한 발언이라는 것이..."향후 금리운영기준 가이드를 만들어서...그것을 지켜야 합니다." 등등 남들은 다른데 관심이 있는데...나는 일만 생각했다.

 

두달 뒤에...외국은행장이 한국을 떠나가고...나를 뽑았던...이 상무님도 한국을 떠났다...

 

오리알 되는건가???

 

미국여성임원이 대신 오셨다...외국은행장 자리를 담당하면서...이 상무님 자리도 함께 담당하기로 하셨단다...

 

들리는 말로는 유태계라고 하고...미국내에 강력한 빽이 있다고도 하고...선수 바꿔서 국내은행장하고 2라운드 들어가는 모양이다...

 

 

아.....

 

사는게 왜 렇게 복잡하냐...일만하기도 바쁜 세상인데....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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