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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15 합병은행 개인금융부장이 되다...

토토의 티스토리 2016. 11. 11. 07:00

 

 

"이 상무님좀 뵈러왔습니다."

 

이 상무님은 앉으라고 권한 뒤에..."주변사람들이 개인금융 전문가라고 추천하기에 어떤 분인지 한번 보고 싶어서 오라고 했다"며... 이것저것 물어보셨다...

 

그리고는...합병은행의 개인금융부장으로서 본인이 총괄하는 개인금융부문에서 일해보지 않겠냐고...하신다...

 

이게 뭐지???

 

내 경험상 이해되지 않는 것들이다. 필요하면 인사발령 내면되지....

 

그런데...그러면 지금 개인금융부장님은??? 합병하면 다른 부장님들은???

 

결국, 외국은행에 합병당하는 우리입장에서는 필요한 사람은 사용되고...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다른자리로 배치하는 모양새이다. 결국 조직구성과 사람배치를 새로이 꾸미고 있는 것이다.

 

좋다고 말씀드리고...테스크포스로 돌아왔다.

 

며칠뒤에 행내 게시판을 통해...영어와 한글로 동시에...내이름이 거명되고...통합은행의 개인금융부장이 되었음을 고지하는 글이 떴다. 외국은행에서는 이게 인사발령 이란다...

 

그후에도 지속적으로 통합은행의 조직도에서...새로이 일하게될 부서장들이 공지되었다. 우리처럼 한 날짜에 죽....인사발령이 나지 않고...필요할 때마다 수시로...결정되었을 때...이를 고지하는 방식이다.

 

합병은행은 기업...개인...신용카드...전산...이런식으로 각 부문이 나뉘면서 각각의 부문에 부행장이 임명되고...그밑에 부서장이 임명되는데...개인부문의 개인금융부장이 된것이다.

 

내밑에는 양쪽은행의 직원들이 포진되었는데...합병은행의 개인금융부문 부서장 중에는 나를 포함한 2명만이 살아남았고...나머지는 전부 외국은행 출신들이다.

 

문제는...EXCO라는 주간회의에 배석을 하게 되었는데...개인...신용카드..를 망라한 명실상부한 임원회의였고...제일 대빵(?)을 포함해서 절반이 외국인이었고...회의 진행이 전부 영어였다. 통역은 없었다.

 

그리고...그 회의에 배석을 해보니...국내은행출신은 나혼자였다...전부 외국은행분들만 회의에 참석하고 있었다...

 

이게...잘된건지...못된건지...

 

게다가...모든진행이 영어로 되고 있으니...회의의 절반만 이해되었다...

 

그래도...열심히 했다. 그냥 열심히 했다...

 

 

그런데...이 상무님이 무슨생각인지...다음주 금리변경안을 EXCO에서 발표하라고 하신다...시간은 10분 내외로...

 

금리변경안을 만드는 것이야 문제가 아닌데...발표라...영어로...

 

주말내내 발표할 문장을 적어놓고...데리고 있던 외국은행 직원에게 리뷰한 글을 외우고 또외우고...연습하고...

 

 

EXCO 때...드디어 영어로 발표를 시작했다. 어떻게 시간이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로...그런데...반응이 괜챦았다. 심지어 리스크부문 부행장께서는..."아니, 김부장이 해외 유학파 출신이던가?" 물어보신다. 발음도 괜챦았고...내용도 좋으셨다고 하신다.

 

이 상무님도 흡족해 하시면서...잘했다고 하신다.

 

다행이긴 한데...걱정이 앞선다...

 

앞으로도 죽...이렇게 해야된다는 것 아닌가???

 

그런데...내가 놓치고 있는 것들이 있었다...부서장이라면...어느정도 가지고 있어야할 '정무적인 감각'...나는 그런 쪽에서는 준비가 덜 돼 있었다. 실무적인 업무는 문제없었다...언어적인 부문도 어느정도는 해결해 나가고 있었다. 외국임원들과 의사소통도 크게 문제되지 않을 정도로...할 수 있었으니...

 

그런데...정무적인 감각이 부족했다...

 

어느날...금융감독원에서 외국은행이 과거에 취급했던 모기지 금리운영기준에 대해서...특별검사가 나왔다...노동조합에서는 외국은행의 부도덕성에 대한 부분을 지적하며...성명서를 냈고...

 

하필...담당 부서장은 나였다 !!!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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