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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14 합병의 공간속에서...

토토의 티스토리 2016. 11. 10. 06:50

 

 

비상대기 하라는 부장님의 지시는...부서장을 제외한 거의 전직원들이...은행파업에 동참하고 있어서...나를 포함하여 출장에서 돌아온 직원들이... 혹여 그 파업속으로 참여할까봐 내려온 지시사항이었다.

 

일요일이지만...별관으로 출근했고...파업에 대비한 월요일 비상근무체계를 점검들 하고 있었다.

 

그러나...직원들이 없었기에...어차피 정상적인 영업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태였다.

 

나는 테스크포스에 참여되어 있던 관계로...영업과 관련되어...특별히 대책을 강구할 입장에 있지는 않았다...하지만, 개인금융부에서는 개인금융부장을 제외한 거의 전직원이 파업에 들어간 상태라...내가 비록 그 부서직원은 아니었지만...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았고...그 부서로 도움을 주러 가야할 상황이었다.

 

노동조합의 주장은...합병의 부당함...합병되더라도 고용승계 보장...뭐 이런 것들이었다.

 

내가 하고 싶은 얘기들인지라...내가 왜 이쪽에 있지??? 비록 고참 책임자였지만...노동조합의 파업공간에 있어야 했는데...

 

그런데...지금 노동조합 파업공간속으로 혼자 쑥 들어갈수는 없었다...온 은행사람들이 주목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출장다녀온 내가 혼자 쑥 거기로 들어간다면...그야말로 온동네에 찍히는 지름길이라고 생각됐다. 애시당초 처음부터 거기에 들어가 있었다면 모를까...

 

최근까지도 은행권 최장기간 파업이었다...

 

양쪽 다 대단했다. 웬만하면...합의하지...어차피...미래의 일은 서로 불투명하니 모를일이다. 이 싸움에 금융노련이나 국회의원까지 들락거리니까...배는 산으로 가버리는 형국이었다.

 

고객 신규영업하는 기능은 모두 중단되었지만...전산이 돌고 있었기에...시간이 갈수록 노동자만 불리해졌다.

 

이를 지켜보는 나두 씁쓸했고...가끔씩 걸려오는 동료들의 전화...그 파업의 공간 속에서...서로 넋두리만 했다.

 

"타결되었단다..."

 

개인금융 부장님의 얘기에...일단 안도했다. 다친사람 없이...큰 불상사는 없었으니 다행이다.

 

하지만...합병의 공간속에서...직원들의 파업과 합의가 진행되는 동안...미국의 본사에게는 오히려 현재 은행장의 경영능력(?)을 인정해주는 꼴이 되었으니...어찌보면...우리직원들이 철저히 이용당했다는 생각도 든다.

 

"아...저 은행장만이 한국내...강한 노동조합을 요리할 수 있구나...적임자네..." 뭐 이런 인상을 미국본사에 심어준 꼴이 되었고...

 

직원들은 고용승계한다...뭐 이런 원칙론적인 것만을 얻어 왔으니...이 싸움의 승자는 은행장 이었다. 역시 외국은행 출신이라...그런가? 외국인의 심리를 잘 아는 듯 했다.

 

다시...일상으로 돌아 왔고...

 

부서에 따라서는 부서장과 직원간에 다소 갈등이 있는 부서도 있었고...영업점장과 직원간에 다소 소란스런 지점도 일부 있었지만...삶이 그러하듯이...바퀴는 또 그렇게 굴러가게 되었다.

 

합병작업이 진행되는 동안...테스크포스직원들은 딱히 할일은 없었다. 부서간에는 저쪽 부서직원들과 서로 만나서...회의 할일도 많았지만...우리는 카운터파트가 없는 테스크포스 인지라...

 

 

그런데...어느날 걸려온 전화 한통화....

 

"여기 이 상무님실인데요...내일 좀 보시쟈고 합니다..." 저쪽 은행에서 연락이 왔다.

 

갸우뚱...?

 

"알겠습니다...."

 

전혀 모르는 분인데....나좀 보시자고 한다...

 

또 뭐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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