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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11 겁없던 신입행원시절...

토토의 티스토리 2016. 11. 4. 08:06

 

 

내가 은행원으로 직장생활을 처음 시작한 것이 28살 부터니...지금 생각해보면 굉장히 어린 나이다. 자존심도 강하고 나름 고집도 있었다. 그런데 하필(?) 신입직원시절... 근무했던 지점에서 만났던 고참행원들이...자존심 강하고 의리있는 분들이었다.

 

외환계 고참주임님이 담당대리에게...지적을 받았던 모양이다...그런데 지적사항이란 것이 서류파일 겉에 업체명만 적지말고...그 서류의 개요...예를들면 금액이란든지...만기라든지...등등 좀 자세히 적으라고 한 모양이다.

 

업체수가 많기는 하지만...할 수 있는 얘기이고...그렇게 하면 되는 일이다...

 

문제는, 그 대리님이 너무 다정(?)하셔서...30분간 잔소리하고....전화오니까 전화 30분 받고나서...다시 그 고참주임님 불러서 30분간 똑같은 소리로 또 잔소리하고...했던 모양이다.

 

옆에 있던 대부주임이 그걸 보고서 열받았다....

 

점심시간에...영업점은 교대로 식사한다...

 

그날은 달랐다...남자직원들 전부 나와!!! 나두 포함돼서 전부 한꺼번에 점심먹으로 갔다...

 

"저...곽주임님...교대는...???"

 

"그냥 따라와..."

 

점심에 낯술까지 한잔했다. 술이 약한 나는 얼굴이 벌개졌다. 도저히 영업점에 들어갈 입장이 안되었다. 게다가 나는 입사한지 1년도 안된 신입인데...

 

"너는 증권회사가서 한잠 자고 와라..."

 

3시쯤...얼굴색이 하얀 상태로 지점을 들어가니...일촉즉발...조용했다.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다. 나는 조용히 앉아 눈치만 봤다...간간히 들려오는 곽주임님의 도장소리.....

 

"딱 !!!  딱  !!!"

 

나중에 담당대리가 잔소리가 심했음을 사과하고 사태는 마무리 되었다.

 

이렇게 길들여진 내가...윗분들의 불의(?)에 고분고분할 수가 없다.

 

다른 지점가서도...책임자가 과도하게 반복적으로 잔소리를 하면...그냥 뒤돌아서 나가버린적도 있었고...술한잔 먹고와서는 도장소리 크게...

 

"딱  !!!! 딱 !!!!"

 

당좌주임할때는...업체 부도내야하는 상황에서 내서랍에 있던 업체파일이 없어서...황망히 서류 찾다가...심사역 책상에서 발견한 적이 있다.

 

"제 책사서랍에 있던 파일이 왜 심사역님한테 있습니까?  저한테 달라고 하셔야지....얘기도 안하고 그냥 끄내가십니까?"

 

"이 친구 웃기는 친구네..."

 

"이게 웃긴 상황입니까?... 파일 없어서 부도 못내면 심사역님이 책임 질껍니까???"

 

당좌담당 대리가 와서 나를 말리고...무례했다고 해도...내가 잘못한 것 없지 않느냐고 항변했다...

 

입사 1년 내외의 신입사원인 내가...이런 까칠한 모습이었던 것은...다 그분들 탓이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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