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테스크포스에 대한 안좋은 기억

 

 

외국은행출신 은행장이 오면서...가계대출 세일즈조직이 생겼다. 성과급 계약직들이다...

 

그전에는 우리 영업점 직원들이 다 해오던 업무들인데...이 계약직원들이 오면서...대 혼란이 발생한다. 팀단위로 움직이는 이들은 심지어 지점에 밀어주기를 하면서 지점장들을 쥐락펴락한다. 지점단위로 관리하게 하였던 공인중개소들을...개인금융 부행장 지시로 이들 계약직 직원들이 관리하게했다...

 

심지어 이들이 받아가는 성과 인센티브율도 어떻게 정하는지 정작 개인금융부에서는 모르고 있다...

 

하...이것봐라...

 

조직이 우선이 아니라...지들이 우선이네....생선에 붙어 있는 살을...서로 먼저 발라먹으려고 덤벼드는 탐욕스러운 애들로 보이기 까지 한다.

 

그때...전략혁신부에서 나를 경영진단 테스크포스에 포함시켰다. 개인리스크부서에 있지만...개인금융에는 전문가라고 본 모양이다. 테스크포스에 가보니...각 분야에서 한칼하는 사람들은 다 모였다.

 

S부행장님이 전략혁신부를 맡으시면서...은행전체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을 짜보자는 취지이시다.

 

나는 개인금융의 대출세일즈조직의 폐해를 지적했다. 위에 언급된 것처럼 절대로 틀린 얘기가 아니었다.

 

재네들 때문에 영업점의 정확한 성과평가가 왜곡된다. 공인중개소를 조직속에서 관리해야지...계약직애들이 관리하게 하면 안된다...실제로 수원지역의 계약직 팀들이 경쟁 외국은행으로 가면서...그쪽 공인중개사들이 몽창 그쪽으로 넘어가서...조직복구에 애를 먹은 사례도 있었다...

 

인센티브율은 협의체로 관련부서회의를 통해서 정해야한다...개인부행장이 정하면 안된다...등등

 

내가 생각해도 유식한 얘기를 많이 지적했고...이를 보고받은 S부행장은 적쟎이 놀라면서...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도 하시것 같다. 그런데...조직의 싱층부로 갈수록 상식보다는 정치로 모든일이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되었다.

 

그 조직이 설령 은행이라도...위로 갈수록 친분과 정치에 의해서 정책이 결정된다는 것을 순진한(?) 나는 알지 못했었다.

 

은행장 주재 임원회의에 테스크포스 대표로 배석했는데...그 자리에서 S부행장이 개인금융 부행장에게 이를 지적하니...훨씬 선배인 S부행장에게 개인금융부행장이 정색을 하고 대든다....몇차례 설전후에 은행장이 알아보자며..다음주제로 넘긴다.

 

따져보면...개인금융 부행장을 은행장이 데려온 사람이니...개인금융부행장을 비난하면...은행장을 비난하는 것으로 간주되는것을...

 

몇일뒤에...테스크포스 종료전이었는데...S부행장이 그만 두셨다.

 

이유는 잘 모르겠는데...쫓겨났다는 것이 은행내에 정설이다. 그분도 나름 좋은대학에 집안도 괜챦은 분이었는데...은행내에 평판도 좋았고...

 

전략혁신부장이...테스크포스 마무리 하자면서...그 안건 낸사람들이 임원회의에서 각각 그 안건 발표하라고 하신다...어이없다. 그 안건 낸사람들 얼굴내밀고 완전 찍히라는 건데...

 

그래서...경영진단은 외부에 의뢰하는 모양이다.

 

"테스크포스 명의로 안건설명하고...받아들일지 여부는 경영진이 정하면 되는거 아닌가요?" 반발했다.

 

나중에 이 일로 그 전략혁신부장...과거(에피소드 #2)의 그분은 아니다...과는 엄청난 틈이 벌어진다. 그분은 나를 "책임감없는 사람"이라며...비난하고 다녔다고 들었다.

 

오히려 그 얘기는 내가 하고싶은 얘기다. S부행장 지시로 테스크포스 만들어서 은행에 하고싶은 얘기 다해보라고 독려하더니...그분 짤리고 나니까...안건 낸사람들이 직접 발표하라니....그 사람이야말로 박쥐같은 사람이다...

 

그리고 나를 포함한 실무과장들을 책임감없는 사람들이라고 비난하고 다니니...

 

나중에 한시간정도...그야말로 수박 겉핥기로 제목만 나열하면서 테스크포스 결과보고가 임원회의에서 있었다. 나두 배석했다. 그 자리에서 전략혁신부장이 개인금융부행장에게 " 훌륭하신 선진금융 기법을 가져오셨는데...이런 얘기는 있지만..." 등등...그 사람이 꼴 보기 싫었다.

 

차라리...솔직하게 테스크포스 중단을 하던지...

 

사실 그 대출계약직들의 총 대빵이 나중에 알았지만...대학후배였다...그 친구한테 테스크포스 후일담을 들었다.

 

개임금융부행장이 누가 그 안건을 냈나 알아보라고 했는데...

 

그 후배가 "아마 김과장인 것 같은데...어디서 들은 얘기로 안건을 내다보니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며 나를 옹호해준 모양이다.

 

어쨋든, 외국은행 출신들이 넘어오면서 토종 부행장들의 퇴출과...박쥐같은 분들만 경영진 근처에 펄럭 거리는 것을 보쟈니...마음이 편치는 않았다. 다시 개인리스크부로 돌아가면서...쫌 고민이 되기 시작한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