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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6 승진이 뭐길레...

토토의 티스토리 2016. 10. 28. 07:29

 

 

은행창립기념일에 은행장 표창을 받고...몇달뒤에 3급과장으로 승진했다...입행동기들 보다 선두그룹이니 기분이 좋다...그런데, 문득 행원고참시절 4급대리 승진을 목전에 두고 있었던 일이 생각났다...

 

영업점 근무시절이다...

 

같은 지점에 입행동기가 있었다. 입행동기는 좋은 친구이자 라이벌이다. 특히나 같은 영업점에 있을 경우는 매사에 비교를 당한다. 업무능력이며...학벌이며...인간성이며...별로 좋을 건 없는 것 같다.

 

나는 현역출신이 아니고 방위출신이다...눈이 나뻐서 그렇다.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입행동기들보다 한살 어리다. 게다가 입행동기들 중에는 재수한 친구가 많다. 그러니까 보통 두살 차이난다...취업재수까지 한 친구가 있으면 세살 이상 차이난다...

 

내 잘못이 아니다...

 

같은 지점의 그 친구는 나보다 두살이 많았다...

 

그래서...나는 그 지점에 가는 순간부터 마음은 반쯤 열어 놓고 지냈다...너 먼저 가라는 식으로...

 

그런데, 나를 너무 견제한다...

 

뭐랄까...내가 윗분들에게 웃음꺼리가 되거나 실수하게 되는 모습을 보여지게끔 유도한다 라고나 할까??? 말은 안했지만...치사하다...

 

나는 대부계에 있었고...그 친구는 기업심사보조를 하고 있었다.

 

금요일인가...다른지점에 있는 입행동기 전화가 왔다..."너, 숙제 했니?"

 

"뭐? 무슨숙제???"

 

"다음주 부터 일주일동안 연수실 연수쟎아...사전과제 안했어? 공문 온지가 언젠데..."

 

그 친구 책상위에 그 공문이 있었고...나는 몰랐었다...인사부에서 명단 정해서 내려온 연수공문인데...지가 연수 갈려구...책임자들하고 입씨름 했던 모양이다...나는 까맣게 모르고 있었고...

 

화라기 보다는 신경질이 났다....

 

담당 책임자인 배대리에게 따지려고하니..."하이구...골치 아픈데...그래...그냥 네가 가라..."

 

뭔지는 몰라도 내 이름 정해서 온 연수를 갖고...지들끼리 무슨 작당을 하려다가...잘 안된 모양이다.

 

그날..남아서 늦게까지 과제하고 연수갈 준비 하면서...자리비우게 되더라도 필요한 내용들 인계하고...그랬다. 기분이 더러웠다...

 

그 다음주...연수를 받는데...그래도 지점 벗어나서 강의듣고 익숙한 입행동기들 몇몇 보고하니 기분은 좋았다. 하지만...호랑이 같은 김 교수님의 강의는 무척 긴장됐다. 강의시간중에는 졸 수 없게 만드는 카리스마 넘치는 분이다.

 

"3개월 유효기간 지난 인감증명서 효력있나?" 질문을 던지시는데...50명 수강생중에 아무도 대답 못한다..."아무도 몰라???" 톤이 올라가는데...내가 손들고..."인감증명의 법률적 효력은 유효합니다...다만, 내부적인 가이드라인 위반일 뿐입니다!" 대답했다.

 

김교수님이 "정답!!" 하시자...여기저기서 "어쭈?"하는 표정으로 쳐다본다... 잘난 척한번 했다...

 

그 다음날인가는 어음할인에 대한 질문을 하신다..."어음할인은 법률적으로 매매이기 때문에 금전대차인 대출과는 다릅니다...그래서 어음할인하면 그 어음은 은행소유가 됩니다..."이렇게 답했다...또 "어쭈?"하는 표정들로 날 쳐다본다...

 

일주일간의 연수를 2시간 시험으로 마무리 하면서 지점으로 복귀했다...

 

또 그 지겨운 놈하고 신경전 벌여야 하네...나 한테 그럴 필요까지 있나?? 승진이 뭐길레...

 

몇주뒤에 다른지점 동기가 전화왔다..."야, 너 김교수님 전화 안 왔니??" "아니??...왜??"

 

"방금 엄청 전화로 깨졌어...시험 이따위로 봐가지고...대리 승진하겠냐고...야...넌 시험 잘본 모양이다..."

 

"방금 받았다고...야...끊어봐...나두 전화 올지 모르쟎아..." 하루종일 전화 올까봐 좌불안석...혼날 준비 했다...마지막 문제는 너무 어려워서...반만 썼는데....

 

오후늦게...담당 대리가 내게 와서 툭 던지는 한마디..."좋겠다..." "네?" "일등해서 좋겠다 !"

 

연수가서 1등 했단다...그때 나한테 껄끄럽게 했던 지점의 몇몇 사람들의 표정이 지금도 생각난다....통쾌했다...

 

내가먼저 김교수님께 전화드렸다...이름을 얘기하니..."축하합니다..."하신다.

 

그게...그분과 나의 인연이 시작되는 출발점이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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