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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8 달라도 너무다른 외국은행문화

토토의 티스토리 2016. 11. 2. 05:29

 

 

 

개인금융부에 있는 동안에 은행장이 외국은행 출신으로 바뀌시고...새로운 부행장과 조직들이 생겼다. 국내은행 중에는 최초로 개인금융 리스크관리부 라는 것이 생겼는데...그곳 부장도 외부 외국은행 출신이 영입되었다.

 

지금도 그렇지만...국내은행들은 대부분 개인금융 리스크만 따로 관리하는 부서가 없다. 호기심이 있던 차에...새로 개인금융 부행장이 되신...역시 외국은행 출신이신 분이...나를 부르시더니...개인금융리스크부로 가는 것이 어떻냐고 하신다.

 

"좋습니다."

 

나중에 들은 얘기인데...외국은행 출신인...자기들끼리 staffing에 대한 얘기를 했던 모양이다. 나로서는 새로운 업무를 할 수 있는 기회여서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그런데...외국은행의 문화는 겪을수록 우리와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우선, 의외로 관료적이다...뭐 하나하려면...거쳐야 할 곳이 너무 많다.

 

그리고 보스에 대한 충성도가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이다...그도 그럴 것이 외국조직은 직상위자가 승진고과나 성과급여의 열쇠를 쥐고 있어서 그렇다. 외국은 심지어 해고여부도 결정한다.

 

또 중요한 차이는... 조직의 성과보다는 개인의 성과에 치중한다. 그러다보니...우리눈에는 굉장히 탐욕스럽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물론, 세부적으로 배울점도 많았다. 개인금융의 리스크관리를 위해서 이렇게까지 세밀하게 분석하는구나를 보면서 깜짝 놀랐었다.

 

지금으로 말하면 소위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어느 구룹의 고객들이 좀더 연체성향을 보이느냐를 파악하여...그 고객군에 대해서 신규진입을 억제하고...우량한 고객군에 대해서는 신규진입 장벽을 낮추어주는 일이라고해도 무방하다. 대단하다...

 

그때그때 신규적용기준을 바꾸어서 개인금융부등에 신규기준을 통보하는 일종의 controll tower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나로서는 생소한 일들도 경험하게 된다.

 

개인리스크부장께서 신용카드 신규발급 예외승인을 하고 계셨다...

 

"아니? 부장님...전결권도 없는 일을 하십니까? 신용카드 신규발급을 하는 권한이 있는 부서가 정해져 있고...그 부서에 예외발급에 대한 기준도 다 있는데...부장님이 그걸 하시네요?"

 

"은행장 지시사항입니다..."

 

이해가 되지 않았다. 조직이 운영되는 것은 지침을 정해 놓고...누가오던지 그 지침대로 역할을 하는 것이라 생각했는데...이분들은 개의치 않는다.

 

네가 하는게 좋겠다라고 생각되면...그냥 거기다 맡기는 담당자 위주의 조직문화다...

 

후일...담당자가 바뀌면 대상업무도 바뀌는 사례를 외국은행에서 많이 보게 되면서...이를 이해하게 되었지만...달라도 너무 다르다.

 

또 한가지는...윗분에게 소위 게기지(?)를 못하는 조직문화다. "no"라고 얘기하지 않는다. 이분들만 그런가?? 어떻게든 비슷하게라도 만들어 와서 제출한다. 나로서는 지금까지의 내스타일과 달라 가장 혼란스럽니다.

 

은행장과 회의중에... 전산에 입력하는 필드값이 없는 자료를 요청하신다...당연히 그 자료는 못나온다. 앞으로 해보겠다는 답은 하더라도...현재는 못나옵니다가 정답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얘기를 하니...옆에 앉은 개인리스크부장이 나를 제지하시고는 "예...산출해서 보고드리겠습니다"라고 하신다.

 

내가 잘못된 모양이다. 그런데...겪어볼수록 우리부장을 포함해서...그분들은 절대 "no"라고 안한다. 아...무조건 해내야 하는가 보다.

 

당황스러웠던 한가지 더...나중에 있었던 일이지만...외국은행 임원과 그쪽 직원과 함께...점심을 한 적이 있다. 근데 식사후에 그 임원께서 만원을 꺼내시고...그 쪽 직원이 처눵짜리로 거슬러주고...한다. 소위 더치페이를 하시는 모양이다.

 

지금 생각해보니...이게 미국식 김영란법인가 보다...

 

그래도...그당시로서 나는 쇼킹했다....돈 많이 버는 임원께서 밑에 직원하고 식사하고 나서 더치페이라니...

 

"부행장님, 제가 민차장 밥사주기로 했었기 때문에...괜챦으시면 제가 사겠습니다."

 

내가 그냥 다 냈다...21,000원 이었다.

 

지금 사회적으로 불어닥치는 김영란법이나...성과연봉제나....저성과자 해고에 대한 부분이...결국은 외국기업문화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지금은 그 문화를 이해는 하는데...다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정말, 달라도 너무 다르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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