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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13 미국출장에서 가져온 깨달음...

토토의 티스토리 2016. 11. 9. 07:08

 

 

미국은행과 합병이 공식발표된 후...테스크포스 팀원들은 그 동안 진행해온...BIS개정 준비활동을 어떻게 해야할지...고민에 빠졌다. 그냥 존재하는 은행의 경우에...어떻게 적용되는가도 문제인데...합병을 하게되면....상황이 좀 더 복잡해지고..더 큰 문제는 어느 쪽이 leading하는지도 중요했기 때문이다.

 

팀원들은 미국 뉴욕에 있는 본사와 수차례 call conference 도 가졌고...아시아지역본부의 해당본부와도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call conference도 가졌다. 이 과정에서 당연히 모든 것이 영어로 진행되었고...통역사가 배석하기는 하였으나...전문영어인 은행 영어를 정확히 통역하는 사람은 드물었기 때문에...애로사항은 있었다.

 

그래도...3개월가량 은행영어에 흠뻑(?) 빠져든 덕분에...그들의 은행문화를 이해하고 있었기에...간극을 많이 좁혀놓고 이해하는데에는 비교적 수월한 편이었다.

 

무슨 차이가 많아서 그러느냐???

 

그런 의문이 있을 수 있는데...예를들면...모기지(mortgage)의 개념을 가지고도 은행내에서도 설왕설래 했다. 이것이 우리나라의 주택담보대출과 같은 것이냐...다른 것이냐...감독당국도 쉽사리 정의내리지 못했다. 또한 이미 그 당시에 외국은 LTV나 DTI라는 개념을 적용하고 있었다. 우리나라 은행들에게도 유사한 기준은 있었지만...이게 그거냐?하는 부분에 가서는 논란이 있었다.

 

결국...시간이 지나면서...이런 문제들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으로 정리되기 시작하니까...지금 생각해봐도...우리나라 은행들의 운영기준이 너무 우리끼리(?) 아니었나...하는 생각은 든다.

 

아무튼...우리는 어떤 방향으로 이일을 추진하느냐에 대해서...딜레마에 빠져있었고...결국, 테스크포스팀장 께서 은행장에게 보고한 후...결국 우리가 미국 뉴욕 본사로 출장을 가서 그쪽 책임있는 담당자들과 회의를 해서...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이 역시...미국 기업문화 때문에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었는데...글로벌기업의 경우에는...특히...전분야를 아우르는 의사결정권자가를 찾아내기가 어렵다...아니, 없다라고 하는 것이 오히려 맞는 답일 수 있다.

 

수차례 call conference를 하고도...도데체 누가 이 미국은행의 BIS를 leading하는지를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그래서 직접 미국본사로 가보기로 한 것이다.

 

말로만 듣던...Wall street...그 곳에서 통역도 없이 나를 포함한 5명의 팀원들은 용감하게...사전에 약속된 미국은행 직원을 찾아가서...약 3일간의 마라톤회의를 하게 되었다...

 

영어는 짧았지만...다들 은행 경력과 눈치들은 좋은 편이라...결국, 누구에 의해서 어떻게 leading하는지를 알게 되었다...우리나라처럼 테스크포스를 꾸며서 하는 것이 아니라...재무기획부 같은 부서의 여러 업무중에 하나로 진행하고 있었고...

 

글로벌 미국은행의 파워가 있다보니...BIS 기준이 이상하다고 생각되면...스위스 바젤에 있는 BIS에 연락해서는 이상하니까...이렇게 바꾸는 것이 어떻냐는 등...우리나라 은행들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과는 많이 달랐다.

 

실제로...미국은행 몇개가 합심해서...BIS에 요구하니...개선안이 바뀐 경우도 있었다.

 

이걸 모르는 한국내 은행들은...준비하다가 갑자기 변경된 사실 통보 받으면...부랴부랴...그거 땜방하느라...정신없고...

 

재네들은 아무일도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쪼그만 나라들은 몹시 분주하고...그런 느낌이었다.

 

몇해전에...미국 LA로 출장간적이 있다. 전세계은행원들 모아놓고 세미나하는 일이 있었고...소비자금융 담당이었던 나도 참석했었다. 그때...옆자리 미국은행 다닌다는 사람이...나보고 어느나라냐? 묻더니...자기는 소비자리스크 담당인데...너는 무슨담당이냐?하더니...아하 쪼그만 은행이니 너 혼자 다하겠네? 하면서 옆자리 지들 동료와 낄낄거린 적이 있다.

 

이걸....우물안 개구리라고 해야하나?

 

암튼, 이번 출장에서 우리가 얻은 결론은...본사에서 알아서 할테니...너희는 나중에... 우리가 보내주는 양식의 빈칸이나 메꾸어주면 된다...뭐 이런거 였다...

 

출장에서 돌아오면서...내내 개운치 않았다...

 

우리은행의 미래...

 

나의 미래...

 

근데...토요일 도착해서 오후에 집에서 쉬고 있는데....

 

부장님 전화가 걸려온다... "야... 너, 일단 비상대기하고...내일 별관으로 출근해 !!!"

 

"예? 내일 일요일인데..."

 

은행직원들이...부서장을 제외한 거의 모든직원들이...본점건물을 점거하고 파업에 돌입했다는 것이다...

 

하이구....내 동기들도 전부 파업에 들어가 있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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