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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18 해외근무의 기회를 잡았는데...

토토의 티스토리 2016. 12. 1. 11:30

 

 

"Kim, 해외근무 해보겠어?" 미국대표임원이 나에게 물어보셨다...

 

나중에 들어보니...미국은행이 한국계은행 인수하면서...쓸만한(?) 사람을 선별하여 해외파견근무 기회를 주고 있었고...내가 그 첫 대상자였다. 파격적인 부분이라...많은 분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하였다.

 

그도 그럴것이...해외근무를 위해서는 업무도 잘해야 하지만...우선 영어가 가능해야하고...그래서 보통은 싱가폴 지역본부의 인사담당자와 현지인터뷰나 전화인터뷰를 해서 통과되야만 한다.

 

나는 그 모든 과정을 생략하고...바로 해외근무를 보내주겠다는 것이다. 1년반 동안...가족과 함께...주거비용과 아이 학자금까지 별도로 지원해준다...

 

 

"기회만 주신다면...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파견지역은...나는 호주를 원했지만...싱가폴 지역본부에서는 말레이지아 쿠알라룸프루로 가서 근무하라고 하였다.

 

상관없었다.

 

그간 엄청 달려온 직장생활이었고...쉼표없이 정말 열심히 일했다. 가정에 충실할리 만무했다.

 

그런...내입장에서 해외근무는...물론, 나름대로 다른나라가 어떻게 하는지 볼수 있는 기회도 되었지만...내게 큰 쉼표를 주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집에서는 말레이지아라고 하니...일단, 해외에서 산다고하니 좋아하지만...마치...무슨 정글가서 사는거 같아서...웬지 준비할게 많은 것 같았다.

 

어차피, 은행내에서 나는 자의반 타의반으로...미국대표임원 라인으로 분류되던 입장이고...현재 은행장 쪽에서는 그렇게 호의적이지 않았다. 피곤했던 차에 잘됐다 싶었다.

 

12월에 그 얘기를 들었는데...2월부터 가서 근무하라고 한다.

 

 

할일이 많았다....

 

살고있는 집정리 해야지...아이 생활기록부 영어로 번역해서 준비시켜야지...워킹비자 신청서류 준비해야지...그리고...웬지 정글로 가는 것 같아서 각종 생활용품들도 무지 많이 사놨다.

 

해외근무 보내는 것도 국내은행과 다른점은...내가 알아서 챙겨야 한다.

 

다른 국내은행들은 해외근무지역에 전임자가 있고...이미 어느정도 셋팅이 되어있다. 그런데...외국은행은 그것까지 다해주지는 않는다. 내가 알아서 다해야 한다. 게다가...나는 해당지역에 전임자가 없다. 최초 한국직원이란다.

 

12월말에 현지에 가서 살집도 알아봐야 했다. 물론 공인중개사는 현지법인에서 연결은 해주었다. 통역은 없었다. 다행인 것은 그래도 영국식민지였던 곳이고 영어가 공통어였다.

 

그런데...가보고 놀란 것이...

 

생각보다...도시인프라가 잘되어 있었다. 사진의 건물중에 높은빌딩 한곳에서 근무를 했는데...서울 못지 않은 국제도시여서...정글생각은 정말 코미디였다.

 

그리고...다민족국가였다. 나하고 피부색이 다른 사람들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섞여 있는...우리입장에서는 희안한 풍경이었다.

 

 

 

그렇게...준비를 하고...현지에 도착하면서...내가 얼마나 어마어마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지를 점차 깨닫게 되었다. 한국말을 할 수가 없었다. 공항내리는 순간부터 현지법인 찾아가서 인사담당자 만나고...부서배치 받고...그쪽 전산부에서 나와서...컴퓨터 셋팅해주고 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전부 영어로 진행되니...

 

게다가...그쪽 현지법인에서는 Korea Consumer Head가 파견 왔다고 하니...일반 직원 파견과는 다르게 나를 대하였다...

 

현지법인 Consumer Head는 휘하에 약 500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있는 현지 은행장 다음의 임원급이었는데...도착 다음날 마침 자기 부문 직원들 전체회의가 있으니...참석해달라고 한다.

 

가보니...강당인데....많은 현지인들로 와글거리는데...내 소개를 하면서...나보고 한말씀 하시란다...

 

전혀준비 없는 상태에서..."You have a great membership and I belive...your team can get a great performance..."뭐 이런식으로 30초정도 얘기한거 같다. 아휴...지금 생각해봐도 면(?) 팔린다....

 

 

암튼 쉼표를 찍는다는 생각으로 간건데...한국사람은 전혀 안보이고...뭐든게 나로서는 새로운 도전이고 ..그 현지법인에서는 한국에서는 신용대출은 어떤식으로 하느냐는 둥....회의때마다 나를 초빙한다.

 

 

한국에서 외국임원 모시면서 간간히 영어쓰는 것하고는 질적으로 달랐다. 영어로 생활을 해야 하고...업무도 하니....게다가 전임자도 없고 물어볼 때도 없다.

 

국내파인 나로서는 또다른 도전이었다. 어떻게든 해내야 한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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