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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2 아이디어 냈으니...운영도 하라구요?

토토의 티스토리 2016. 10. 26. 01:03

 

 

은행장님께서 무척 흡족해 하셨다고...들었다. 가계대출을 고객에 대한 혜택이 아니라...하나의 상품으로 인식해야 한다는...그 당시로서는 꽤 유식한(?) 이야기를 하였으니...

 

게다가...시중은행들은 가계대출에 관심이 없었다. 심지어 가계대출 부서조차 없었다. 기업대출부서에 한 파트로 운영될 뿐이었다.

 

은행장께서는 빨리 가계대출 전담부서를 만들라고...그리고 전폭적으로 지원할 터이니...중앙집중 process를 도입하라고 특별지시를 하셨다...

 

나로서는 단순한 업무제안 수준이 아닌...그럴듯한 경영 컨설팅을 한 모양이 되었으니...어깨가 으쓱했다.. 이제는 처음 태스크포스 팀 구성을 하였을 때에 전략혁신부장께서 약속한대로...구성원 3명에 대하여는 각기 원하는 부서나 지점으로 발령을 기다리는 것만 남은 상태였다.

 

어디로 간다고 할까??

 

여의도지점 기업심사역이 제일 좋을 듯한데...모든 중간책임자들의 희망 1순위 아니던가!!!

 

그런데...갑자기 같이 근무했었던 김차장님이 나를 호출하신다...그분은 은행내에서 대단한 분이시다. 서울법대 출신인 것도 유명하지만...그 보다도 출신도에서 예비고사인지 수석을 하셨던 분이란다...해외근무하고 돌아오신지 얼마 안되셨다.

 

노크하고 들어갔더니...전략혁신부장하고 오전 내내 언쟁을 벌이셨다고 한다. 네?  무슨일로....

 

나 때문이란다...전략혁신부장은 다른 테스크포스 팀원들은 원하는 곳으로 발령을 내더라도 나는 당장 발령 못낸다고 하신다며...김차장님은 나를 대변해서...원하는 대로 해주겠다며 일을 시작시켜놓고는 이건 아니지 않느냐며....따지신 모양이다.

 

김차장님은 해외근무 가시기전에 내 업무의 사수셨다. 요즘은 회사내에서 일을 각자 배워야 하는 처지지만...그때는 사수, 부사수 식으로 업무전수를 받았다. 그분이 나의 사수 셨으니...나로서는 영광이었고...그분이 나를 대신해서 전략혁신부장과 논쟁을 벌이신 모양이다.

 

전략혁신부장이 나를 찾으신다고 한다...

 

나를 보시더니...좋은 아이디어 냈고...좋은 방향도 제시해 주었는데...그 부서 만드는데에 네가 참여하고...일정기간 운영도 좀 해달라고 하신다.

 

주저주저 하니까...네 생각에 대해서 확실히 이해하는 사람이 없다...아이디어 냈으니 운영도 쪼금만 해주고 가면 안되겠니? 하신다...그러고는 부서 신설후 3개월 뒤에는 꼭 내가 원하는 곳으로 발령을 내주겠노라 다짐을 하신다.

 

잠시 생각해보다가...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답변을 드리니...전략혁신부장 얼굴이 환해지신다...

 

개인금융부 만들고 그 부서로 발령받자 마자...내가 아는 은행내의 동기들 선배들 전화가 많이 왔다...대부분 첫마디가...

 

"너 무슨 사고쳤니?" 왜 그 부서로 발령났어?....

 

그럴수 밖에 없는 것이 아이큐 높다는 직원들은 전부 기업금융을 하지 개인금융을 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개인금융부를 만들면서 제일 어려웠던 것이 사람을 모으는 일이었다. 주로 젊은 직원들 위주로 모을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나는 3개월 뒤면 다른 곳으로 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기업대출에 녹아있는 개인대출관련 규정들 다 모아서 정비하고...전산 process 구축하고...외주업체하고 수많은 밤을 새우며 작업하고...직원들 모으고...계약직원들 뽑고...

 

정말 정신없이...원 없이 일했다...3개월이면 원하는 곳으로 갈수 있다....희망을 가지고...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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